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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

2023년의 마지막 날에,

eeellu 2023. 12. 31. 23:03

꿈을 꾸었다.

그 꿈이 아름답고 행복한 만큼 나는 울었다.

깨는 순간 던져질 세상이 너무나도 무서웠다.

딱딱한 아스팔트 조각이 내 피부에 박히며 내 기역의 편린이 붉은 기운과 함께 산개하는 순간 귓가에 울려올 내 비명소리.

언젠가 보고서에 썼을 이야기.

"낙하하는 동안 가해지는 저항을 정확하게 계산하기 위해서는 전산유체역학적 분석이 필요하다"

아니, 직접 해보면 된다.

1초, 2초, 3초.

 

그렇게 꿈에서 깼다.

손가락에는 힘이 넘쳤지만, 내 눈은 그 무엇도 할 수 없었다.

도망가고 싶었다. 하지만 창문 너머를 응시할 기력은 없다. 

 

상당히 많은 일이 있었지만, 나는 아무 것도 바뀌지 않았다. 

학부 졸업을 하고 대학원에 진학하였지만, 내가 몸을 담고 있는 연구실은 그대로다. 

1년 동안 한 일은 어느정도 있겠지만, 그 것이 내 자신을 성장시켰냐 물으면 글쎄다. 

워크샵 페이퍼 어딘가에 내 이름 들어간게 내자신에게 무슨 영향을 줄까?

 

내 육신은 달라졌나?

체중을 줄여보겠다던 작년의 목표는 달성하기는커녕 점점 멀어지고

체력 관리를 하고 근력을 키워보겠다는 다짐도 한 순간의 거품으로 사라졌다.

그럴 거면 이런 다짐을 왜 했나?

내 눈 앞 치킨은 내 심정을 알까?

 

한 가지 잘 한 일이 있다면, 지금까지 살아 있었다는 것?

아직까지 숨을 거두지 않았다는 것?

아직은 내 손목에 흉터가 없다는 사실?

 

내가 내 하나 마음대로 하지 못한다면, 그 무엇을 내가 오롯하게 지닐 수 있나?

 

Where should I go?

Is there a place where I can rest peacefully?

No. Is there a possibility in which I can make the place?

 

죽음으로의 도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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