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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

낡은 새들에게 #E2

eeellu 2024. 10. 20. 20:17

뾰족한 망루에 올랐었어요.

바늘이 피부를 뚫고 근육을 찢으며

여기서 그만 하여도 좋소 할 때까지

 

시퍼런 저녁이 찾아오기도 전에

이 편에서는 붉은 아침이 다가오는데

창백한 도화지에 한 방울 떨어졌다네요.

 

어제는 날아오는 새들이 새롭기만 했는데

요즘 새들은 새롭지가 않기만 해서

파도에 몸을 맡기고서는 떠밀려 온다네요.

 

있잖아요, 저 수평선 너머에는

저 검은 깃털 떠밀려 오는 절벽 너머에는

그토록 찾아 헤매이던 밀랍 인형이 기다린다네요

다음의 이 날,

 

다음의 날

뾰족한 망루에 서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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