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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하고자 함이 아니라, 그저 머리에 떠오른 짧은 생각들은 잊어버리기 전에 나열함이 목적이다.
1.
생활인으로의 삶을 영위하는 것, 그 과정 전부는 유해하다. 그리고 스스로의 유해함을 견디기 위해서는 큰 용기가 필요하다.
내 존재가 이 세상에 어마어마한 폐를 끼치고 있음을 실감한다. 오늘 내게 먹힌 음식들은, 어쩌면 누군가가 먹지 못한 음식이겠다. 지금도 해가 다 져버린 시간에 흰 화면에 검은 글자를 수놓으며 CO2를 만들고 있다. 나 혼자만의 공간이라 위안삼는 이 방도 누군가가 그토록 원했던 공간이겠지.
이러한 유해함을 잊을 수도 있다. 모두가 그렇게 살아가니까. 나 하나쯤이야. 아무렇지도 않으니까. 아니면 더 큰 기만으로 가릴 수도 있다. 행동의 위대함을 칭송하며,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고 중얼거리며 살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모두는 스스로를 속이는 것 아닌가? 삶의 얼룩들을 깨끗히 표백해서 완전히 무해하다고 전시하는 것이 가능이나 한 것일까? 이따금은 이 질문으로 돌아와야 한다.
2.
"......왜, 죽으면 안 되는 거야?"
죽으면 안될 이유가 있을까?
다만 죽을 용기가 없어서 사는거잖아.
3.
sexuality란 무엇일까?
신체에 특정 자극을 줌으로써 일정한 쾌락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이상하지만 완전히 불가해하지는 않다. 삶에 있어서 하등 도움이 되지 않을 일을 개체가 행하도록 하려면 그러한 강력한 보상이 있어야겠지. 아니, 그러한 보상이 없더라면 하지ㅡ않을 행동이겠지. 그러나 그 위에 올려진 것은 모두 사회적인 구성물이지 않나? 그 구성물에 대해서는 회의를 느낀다. 물론 나조차도 인공물에서 벗어나지 못했겠지만.
많은 이들을 추동하여 파멸로 이끄는 그러한 것. 그 것은 그만한 가치가 있는가?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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