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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

파경 破鏡

eeellu 2024. 10. 27. 19:02

제가 있는 세상에는 밤이 놓이고 배가 놓이고

향이 놓이고 제 사진이 올라갑니다.

막이 오르고 울음 소리가 들리고 그 사이 저도 있나봅니다. 

 

처음 보는 얼굴만으로 가득한 무대 위를 올려봅니다. 

어제 외쳤던 그들의 이름이 오늘은 들리지 않습니다.

저는 이리도 늙어버렸는데, 액자 속 저는 젊기만 합니다.

 

바늘은 어연듯 12 왼쪽 1을 가리킵니다.

공연은 절정에 이르르고 바람이 문틈을 드나듭니다.

다시는 못 볼 따분한 몸짓 사이로 바람이 지나갑니다.

 

막이 내리고 음악 소리가 들리고 그 사이 저도 있나봅니다.

재가 놓여있고 제 사진이었던 것이 놓여있고

깨진 거울 사이에 어제의 제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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