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제가 있는 세상에는 밤이 놓이고 배가 놓이고
향이 놓이고 제 사진이 올라갑니다.
막이 오르고 울음 소리가 들리고 그 사이 저도 있나봅니다.
처음 보는 얼굴만으로 가득한 무대 위를 올려봅니다.
어제 외쳤던 그들의 이름이 오늘은 들리지 않습니다.
저는 이리도 늙어버렸는데, 액자 속 저는 젊기만 합니다.
바늘은 어연듯 12 왼쪽 1을 가리킵니다.
공연은 절정에 이르르고 바람이 문틈을 드나듭니다.
다시는 못 볼 따분한 몸짓 사이로 바람이 지나갑니다.
막이 내리고 음악 소리가 들리고 그 사이 저도 있나봅니다.
재가 놓여있고 제 사진이었던 것이 놓여있고
깨진 거울 사이에 어제의 제가 보입니다.
'사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출소 (0) | 2024.11.01 |
---|---|
고등어조림 (0) | 2024.10.29 |
채식주의자를 다시 읽고, 단상 (0) | 2024.10.25 |
백지 (0) | 2024.10.25 |
낡은 새들에게 #E2 (0) | 2024.10.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