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체 없이 뭉개지면 두부산산이 조각나면 유리창(듣고 있나요?)내 머리를 조각내어 파편을 바닥에 뿌렸으니조각을 밟으며 새하얀 종이를 꺼내시지요회상의 박편을 슬라이드 글라스 위에 올려서는망상 구조를 내려다보며 석영이라 새기시지요내 두부를 형체 없이 으깼으니찌개를 끓여서는 맛이라도 보시지요혈기를 모아서는 물기 없이 졸여서는고명으로 올려놓고 한술 떠서 드시지요(듣지 못하나요?)아스팔트 차로가 점점 넓어질 때에야지나가는 행인과 눈을 마주할 때에야(듣지 않나요?)될 수 있나요? 였을 수 있나요?1) Duck Typing : 컴퓨터 용어. "If it walks like a duck and it quacks like a duck, then it must be a duck"에서 유래한 말로, 객체의 속성만이 객체의 형..

다음에서 이어진다. https://eeellu.tistory.com/52 12월의 일기12/3평온하게 대화를 하고 있었다. 대화 내용은 중요하지 않았다.계엄령을 내렸다는 말을 누군가가 급하게 했다. 믿을 수 없었다.그런 거짓말은 하면 안된다고 하면서, 인터넷 뉴스를 들어갔다.eeellu.tistory.com 시간이 너무 지나서, 정확한 시간을 기억하지를 못한다. 1월 3일 ~ 1월 4일1차 체포시도 실패. 거악은 저리도 당당하게 자신의 악행을 드러내는데,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한남동 앞에서 밤을 지샜다. 남태령에서는 끔찍하게도 힘들었었는데, 이 날은 어찌 또 견딜만 하더라. 이제 1달차니 그냥 어떻게 또 넘겼던 기억이.. 1월 14일새벽 4시부터 불안에 떨며 유튜브를 들여다봤다. 10시 33분이..
약물 오늘의 마침표를 집어서 삼킨다 내일의 피곤함에 별표를 그린다 어제의 슬픔도 느낌표로 잊고서 모래의 나에겐 쉼표를 놓아줄게1. 約物일까 아니면 藥物일까?2. 요즘 LLM은 생각보다 그럴싸한 글을 쓴다. 약물로 시를 써달라 해서 다음 결과를 받았다. 마음에는 안들지만, 이정도 흉내는 낼 수 있다는게 기묘하다. 두 가지 이름종이 위 작은 그림자들,말과 말 사이 숨 쉬는 약물(約物)잠시 멈춤의 예술손바닥 위 작은 달빛들, 밤과 밤 사이 흐르는 약물(藥物)잠시 잊음의 약속하나는 문장에 날개를 달고하나는 시간에 구멍을 내네둘 다 부재를 채우는 방식하나는 의미의 다리로하나는 망각의 물결로
12/3평온하게 대화를 하고 있었다. 대화 내용은 중요하지 않았다.계엄령을 내렸다는 말을 누군가가 급하게 했다. 믿을 수 없었다.그런 거짓말은 하면 안된다고 하면서, 인터넷 뉴스를 들어갔다. 속보로 올라왔다.가만히 앉아 있을 수는 없었다. 위기의 상황에서 무엇이라도 해야 했었다.A4용지에 계엄령을 철폐하라 구호를 인쇄했다. 집 문을 나섰다.지금 당장 국회로 와야 한다는 말을 듣고서 국회로 향했다.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경찰이 문을 막고 있는 것이 보였다.경황이 없어서 일단 정문으로 갔다. 그 앞에서 항의를 하고,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처음에는 몇 명 있지도 않았지만, 점점 사람들이 나타났다.그렇게 경찰 차벽과 국회 정문 사이에 사람들이 모여있는데, 헬기 소리가 들렸다.두 눈으로 똑똑히 볼 수 있는 헬기가 ..